[김현우] 기후악당 구조화하는 도시계획부터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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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4-09-04 09:43 조회7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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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은 줄었는가. 정책 효과 덕분인가. 이런 결과는 기후위기를 완화할 만큼 충분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서울시의 기후 정책을 평가할 경우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질문들이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은 줄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C40) 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하여 서울시에서 지난 2005년부터 15년간 배출이 13% 줄었다고 소개했다. 국가 배출량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에 비하면 서울시의 배출은 확실히 감소세를 보인다. 하지만 오 시장이 비결로 소개한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과 에코 마일리지 제도가 실제로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이 기간에 서울시 인구가 대략 10% 줄었고, 최종에너지 소비와 산업 및 교통 부문의 에너지 소비도 줄어들었다. 그러니까 서울시의 기후 정책 효과라기보다는 인구와 산업 구조 변화가 배출량을 줄였다고 보는 게 설득력이 있다.
같은 기간에 서울시의 전력 수요는 10% 정도 늘었는데, 전기화가 더 진행된 탓에 서울시 바깥에서의 전기와 열 생산에 의한 간접 배출이 많아진 것이다. 2019~2020년 사이 코로나19 효과로 인한 배출 감축도 무시할 수 없고, 코로나 회복 이후에는 서울시의 배출량도 정체 상태다. 그러니까 정책 효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이 얼마나 줄었고, 지속할지는 더욱 말하기 어렵다.
물론 서울시가 기후 정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도입된 기후동행카드와 지난 5월 발표된 기후동행건물(건물별 에너지 등급제와 온실가스 총량제) 프로젝트는 수송과 건물 부문이 온실가스 감축에서 양대 축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업이다.
문제는 이런 사업이 종합적으로 기획되거나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동행카드가 감축에서 의미가 있으려면 대중교통 이용 증가만큼 승용차 이용이 대폭 줄어야 하지만 서울시는 적극적 승용차 이용 저감에 의지를 보인 적이 없다.
새로 짓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조치는 필요하지만, 용산 국제업무지구처럼 새로운 초고층 단지가 들어서면 아무리 내부에 100% 녹지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시설의 건설과 운용 자체가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한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는다.
2023년 확정된 ‘204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은 특히 기후 환경 부문이 의아할 정도로 소극적이고 협소하게 다뤘다. 기후위기가 공간 계획, 교통, 안전, 방제, 경제 산업과 분리된 영역으로 언급된 것도 문제다. 그 때문에 기후적응 정책도 사후 약방문 격의 단편적 조치를 반복하고 있다.
강수량과 온도가 더욱 변덕스러워지고 있지만 한강에 인위적 구조물을 추가하고 지하와 하늘로 강철과 유리 건물을 확장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양이다.
서울시의 기후 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민들에게 주는 시그널의 부재와 혼선이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홍보하면서, 야경 명소와 각종 랜드마크 계획을 발표하며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시장이 개인적으로 탈원전에 비판적일 수 있지만, 전 시장의 원전 하나 줄이기와 태양광 보급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데 바빠서도 곤란하다.
서울시가 전국에서 갖는 에너지와 기후 정책에서의 비중과 책임성을 도외시해서도 안 된다. 가까운 미래, 아니 현재의 서울시민의 삶이 위태로우며 전환에는 상당한 어려움과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는 메시지와 이를 정의롭게 배분하는 정치적 노력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는 2050년 탄소중립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까? 25년 뒤 기후위기 속 서울시의 미래와 현재의 과제를 말하는 시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후악당을 구조화하는 도시계획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김현우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 소장
경향신문 2024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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