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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주]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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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2-11-07 14:27 조회4,5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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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개막될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 대한 전망이 쏟아진다. 당과 국가의 사업방침을 천명하고 향후 5년 동안 중국을 이끌 지도부가 선출되는 정치행사인 만큼 당연한 현상이다. 베일 속에서 진행되어 전망이 쉽지 않지만, 주요 쟁점이 무엇인가를 사전에 파악해두면 곧 공개될 결과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10년 진행된 사업방침 연속될 듯

당대회마다 정치적 의미에 차이가 있다. 당과 국가의 사업방침에 중요 전환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회주의시장경제론'을 채택한 1992년 14차 당대회가 대표적이다. '신시대'라는 시대규정과 함께 "부유해지기"에서 "강해지기"로의 전환을 새 국가목표로 제시했던 19차 당대회도 그에 해당된다. 10년 주기의 권력교체가 있었던 2002년과 2012년의 당대회처럼 인사 변동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한다. 20차 당대회는 이 두 경우와 달리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흐름의 지속과 공고화라는 의미를 갖는다.

우선, 당대회 개막일에 당과 국가의 사업방침을 천명하는 '보고'의 주요 내용이 지난 19차 당대회 보고와 그 이후의 주요 결정들(2021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5개 년 규획과 2035년 장기목표 강요'와 2021년 11월 중앙위원회의 '당의 백년분투의 중대성과 및 역사경험에 관한 결의')에서 강조된 방침들로 구성될 것이다. 사회주의적 방향 견지, 당 영도 강화, 사회주의현대화국가 건설, 신발전이념, 대국외교 등이 그에 해당된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 7월 성부급(우리의 장관급) 주요간부 학습반을 대상으로 한 시진핑의 연설에서도 확인되었다.

당내 주요 간부들에게 보고에 담길 주요 내용을 전달하는 의미가 있는 이 연설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특별히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 내용은 새롭지는 않지만, 미중 사이에 제도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발전모델을 사회주의 가치관, 공동부유, 생태문명, 평화발전 등을 핵심 요소로 정식화하고 그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시진핑 권력 공고화와 최고 지도부 구성

그동안 정지작업을 완료한 시진핑의 총서기 3연임이 확정될 것이다. 예상된 일이지만 중국 엘리트정치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최근 30여년 동안 유지된 주요 관행이 부정되면서 중국정치, 특히 권력계승과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당장 시진핑이 5년 뒤에 퇴임할지, 그 이후에도 계속 최고지도자로 남아 있을지가 확실치 않다. 전자라면 이번 당대회에서 후계구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후자를 전제로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핵심'과 '인민영수'로서의 지위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상황에서 5년 뒤 퇴임이 가시화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최근 최고지도부 인사에 대한 전망에서 리커창 등의 공청단파가 시진핑을 견제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지 않다. 시진핑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권력자원을 가진 인물은 현재는 물론이고 20차 당대회 이후에는 더 존재하기 어렵다. 리커창 자신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적었던 총리로 평가받아 왔다. 파벌 간 견제보다 경력이라는 기준을 무시할 수 없는 점이 시진핑의 선택을 제약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다.

2002년부터 적용된 소위 '칠상팔하(67살 이하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68살 이상은 퇴진)'라는 암묵적 합의가 계속 준수된다면, 1954년 이전 출생자는 이번에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정치국원에 선출될 수 없다. 시진핑을 제외한 6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 리잔수와 한정의 퇴임은 확실시 된다. 퇴진연령에 근접한 인물들(리커창 왕양 왕후닝도 67살)을 모두 퇴진시키고 새로운 인물로 채우는 방법도 있지만, 시진핑이 감당해야 하는 정치적 리스크가 지나치게 커진다. 중폭의 개편이 다수의 전망이다.

변수는 리커창의 거취다. 리커창은 연령으로는 상무위원 연임이 가능하지만 헌법이 3연임을 금한 총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총리는 정치적 경력과 함께 경제관리 등의 실무 능력도 갖추어야 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인맥으로는 시진핑과 가깝지는 않지만 광둥성 서기와 부총리를 역임하고 현재 전국정협 주석직을 맡고 있는 서열 4위 왕양이나 부총리 후춘화가 유력하다. 시진핑은 충칭시 서기 천민얼, 중공 판공청 주임 딩쉐샹 등 자신과 가까운 인물을 발탁해 정치국 상무위원 내의 정치적 응집력을 강화할 것이다. 리커창이 3번을 역임한 상무위원까지 그만둘 경우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어떤 경우이든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면 점진적으로 권력을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상무위원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5년 후에는 대폭의 인사가 필요해지는데, 그와 관련된 엘리트정치의 변동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력구도 변화와 관련해 당장 수정도 관심의 대상이다. 당 주석직을 신설해 시진핑의 최고 결정권을 법적으로 보장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이는 마오쩌둥 시대로의 퇴보라는 부정적 인상을 극복하기 어렵다. 최고지도자로서의 권한과 권위를 강화하는 다른 방식의 수정은 있을 수 있다.

주요 정책을 담당하는 정치국원의 변동은 클 것이다. 외부의 관심이 높은 경제와 외교 분야가 대표적이다. 2017년 이후 금융, 기술, 미국과의 무역협상 등 가장 민감한 영역을 관할하며 경제차르로 역할을 한 정치국원이자 부총리 리우허는 연령 문제로 퇴진이 확실시된다. 총리의 경우와 달리, 리우허 자리에는 시진핑의 측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허리펑이 유력한 후보이다.

주요정책 담당 정치국원 변동 클 듯

외교에서는 정치국원이자 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비서장 양제츠가 퇴진 대상이다. 이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도 퇴진 연령을 넘어섰다. 연령 기준에 예외를 두어 정치국원 인사가 진행된다면 왕이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복잡하게 변화하는 국제관계에 대응하는데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둘 모두 퇴진할 경우에는 유엔 대사를 역임했고 현재 중앙타이완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인 리우제이가 외교 분야의 최고위 관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국원으로 선출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외교정책결정에 시진핑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군사 분야 인사도 중요하나 군 조직 개혁과 시진핑의 군에 대한 통제가 안정화 단계로 진입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정법계통이라 불리는 안전 혹은 공안 분야에서는 2021년부터 이 분야에서 정풍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대대적 숙청도 진행되었다. 시진핑은 올해에도 반부패운동이 성과가 컸지만 동시에 여전히 도전 요인이 많고 앞으로 계속 높은 강도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공안부장 등 주요 자리에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임명해왔다. 정법계통에 대한 정비가 이번 당대회에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즉 시진핑은 주요 정책 담당자들에 자신의 노선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인물을 대거 발탁할 것으로 보이며, 이 역시 지금까지의 시진핑 노선이 지속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시진핑체제에 대한 도전은 당내가 아니라 외부에서 제기될 것이다. 이번 당대회는 개혁개방 이후 어떤 당대회보다 경제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머물렀다. 코로나19 방역도 이제는 정치적 부담이다. 3연임을 시작하는 시진핑에게 좋은 신호는 아니다. 당의 단결이나 이념적 정당성에 대한 호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이 점에서 당대회를 거치며 시진핑체제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창작과비평 주간
내일신문 2022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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