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렬]원전을 고집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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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3-09-08 11:50 조회2,6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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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칼럼 / 이필렬]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다. 쟁점은 오직 하나, 안전성이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방사능을 대부분 제거했기 때문에 바다에 방류해도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그래도 남아있는 방사능이 바다와 수산물을 오염시켜 우리 건강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괴담이라고 공격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가 아니다. 방류가 왜 수십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사고로 폐쇄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액체 핵폐기물이다. 매일 130톤 가량 나온다.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수거된 양만 140만톤에 달한다. 사고 초기에 퍼부은 물, 빗물과 지하수에 섞여서 빠져나간 물까지 합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일본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는 2051년 경에 완료된다. 하루에 200톤씩 방류하면 가능할 것 같지만 지금도 매일 발생하는 양을 고려하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방사능 오염수가 나오는 이유는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가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계속 냉각해주지 않으면 다시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화재나 폭발사고는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대형 사고도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면 짧은 기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복구는 커녕 철거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화재가 났는데 아무리 물을 부어도 불이 꺼지지 않아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것이라도 막기 위해 계속 물만 붓고 있는 형국이다.
물붓기가 언제 끝나고 철거작업이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는 가늠조차 안된다. 일본 정부에서는 사고 직후2018년까지 수조에 들어있던 사용후 핵연료를 옮기고 녹아내린 핵연료 덩어리는 2050년경까지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정화작업을 끝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방사능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가장 간단한 사용후 핵연료 이동 계획은 10년가량 연기했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2050년 정화작업 완료가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1986년의 체르노빌 사고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날 경우 수습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고 발생 후 이미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방사능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관리만 하고 있을 뿐 철거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고후 30년이 넘었는데도 녹아내린 핵연료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었다. 중성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던 것이다. 이런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2018년 폭발사고 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콘크리트 덮개가 강철돔으로 교체되었을 뿐 아직까지 감시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감시를 하고나서 철거작업을 시작할 것인지 분명한 계획은 없다. 강철돔의 성능이 100년 동안은 방사능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한다고 하니 100년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일본정부에서는 2050년경 오염수 방류도 끝내고 철거와 정화를 완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체르노빌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정화는 21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 수명이 다해서 폐쇄한 원전도 철거에는 20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방사능 덩어리가 사방에 흩어져 있는 사고 원전의 철거작업을 지금부터 30년도 안되는 기간 안에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철거도 체르노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0년은 걸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폭발이 일어나면 수습에 100년이 걸리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 기술만이 현재 우리에게 에너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것이라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대체 기술이 있는데도 그 기술을 고집하고 옹호한다면, 이는 미래에 대한 고려 없이 현재에만 집착하는 우둔함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가 아니다. 방류가 왜 수십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사고로 폐쇄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액체 핵폐기물이다. 매일 130톤 가량 나온다.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수거된 양만 140만톤에 달한다. 사고 초기에 퍼부은 물, 빗물과 지하수에 섞여서 빠져나간 물까지 합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일본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는 2051년 경에 완료된다. 하루에 200톤씩 방류하면 가능할 것 같지만 지금도 매일 발생하는 양을 고려하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방사능 오염수가 나오는 이유는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가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계속 냉각해주지 않으면 다시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화재나 폭발사고는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대형 사고도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면 짧은 기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복구는 커녕 철거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화재가 났는데 아무리 물을 부어도 불이 꺼지지 않아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것이라도 막기 위해 계속 물만 붓고 있는 형국이다.
물붓기가 언제 끝나고 철거작업이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는 가늠조차 안된다. 일본 정부에서는 사고 직후2018년까지 수조에 들어있던 사용후 핵연료를 옮기고 녹아내린 핵연료 덩어리는 2050년경까지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정화작업을 끝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도 사고 현장에서는 방사능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가장 간단한 사용후 핵연료 이동 계획은 10년가량 연기했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2050년 정화작업 완료가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1986년의 체르노빌 사고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날 경우 수습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고 발생 후 이미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방사능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관리만 하고 있을 뿐 철거는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고후 30년이 넘었는데도 녹아내린 핵연료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었다. 중성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던 것이다. 이런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2018년 폭발사고 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콘크리트 덮개가 강철돔으로 교체되었을 뿐 아직까지 감시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감시를 하고나서 철거작업을 시작할 것인지 분명한 계획은 없다. 강철돔의 성능이 100년 동안은 방사능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한다고 하니 100년 기다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일본정부에서는 2050년경 오염수 방류도 끝내고 철거와 정화를 완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체르노빌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정화는 21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 수명이 다해서 폐쇄한 원전도 철거에는 20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방사능 덩어리가 사방에 흩어져 있는 사고 원전의 철거작업을 지금부터 30년도 안되는 기간 안에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철거도 체르노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0년은 걸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폭발이 일어나면 수습에 100년이 걸리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 기술만이 현재 우리에게 에너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것이라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대체 기술이 있는데도 그 기술을 고집하고 옹호한다면, 이는 미래에 대한 고려 없이 현재에만 집착하는 우둔함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이투뉴스 2023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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