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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창] 4.27 재보선과 '야권의 희망'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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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3-25 11:13 조회26,4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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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에 임하는 정당들 모두 이번 선거의 의미는 각별할 것이다. 그러나 정당들의 절절하고 애간장 타는 입장보다 더 힘들게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유권자들이다.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행태를 선보이고 오히려 국격을 주문하고 훈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품격이 얼마나 형편없이 낮아지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

일관된 가치지향에 기초한 정책집행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무시되는 행태와 그에 반발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좌파라는 낙인을 찍거나 여러 이유로 소송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아예 입도 벙긋 못하게 하려는 권위적 행태까지 드러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강력한 경고를 보냈음에도 대통령 자신은 평지를 가고 있다며 유유자적이다. 이런 정부를 교체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과연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지금의 야권정당들이 권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누구나 현재의 야권 개별은 ‘대안’이 아님을 안다. 그들 자신도 알고, 여당도 알고, 유권자도 안다. 그래서 권력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방도로 연합정치라는 과정을 통해 ‘대안’으로 성장해 가자는 공감대가 정치권과 유권자들 사이에 형성된 것이다.

이 공감대는 어느 정치세력이 자당의 당파적 이익이 아니라 작든 크든 우리 사회의 산적한 과제들과 이명박 정부가 어지러이 흩뜨려 놓은 일까지 바로잡을 정치적 능력을 보여 줄 것이냐에 따라 향후 정치세력의 교체까지 가능하기도 하다. 각 정당들은 연합정치에 대한 회의가 남아 있던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연합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확인한 지금 본격적으로 대안을 만들어 갈 주도 세력이 될 수 있느냐의 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4·27 선거에 대한 연합논의는 여전히 각 당의 이해관계가 대의를 앞서 거의 모든 조율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국민참여당의 모호한 태도는 연합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들고 있다. 누구도 아닌, 정당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도 없다는 모호한 태도로 시간을 끌면 결국 연합의 파기를 은연중 바라는 다른 정당들 내의 경쟁자들에게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진보신당 역시 호혜적 연합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지만 최근 울산지역의 합의처럼 지역 내 논의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경우에도 연합의 파기에 관한 좋은 근거가 생겼다고 거봐라 하는 식의 태도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안산보궐선거와 6·2지방선거의 경험에서 보듯이 서로의 약간의 실수를 틈타 연합을 파기하려는 태도가 반복된다면 유권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유권자들은 희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 희망의 분명한 근거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각 정당들이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유권자들에게 분명한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고 대안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현재의 정치세력들에 대한 그나마 남아 있는 기대를 거둬들이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승창 희망과대안 공동운영위원장

(경향신문. 201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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