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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엽/하승창 외] 촛불대행진,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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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6-24 09:11 조회21,4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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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2일자 한겨레 기사입니다.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40여일 동안 폭발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6월10일 광화문에 집결한 40만명의 거대한 물결은 촛불집회의 정점이었다.

 

<한겨레>는 촛불집회의 배경을 분석하고 그 미래를 전망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정치학을 전공한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 사회학을 전공한 김종엽 한신대 교수, 그리고 오랫동안 시민운동에 몸담아온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등 4명이 토론에 참가했다.

 

이들은 사상 초유의 촛불집회에 대해 “우리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87년 6월 항쟁을 비롯한 역대 모든 민주항쟁과 비교할 때 “촛불 혁명이라 불러 마땅한” 영향력과 의미를 지녔다고 평가했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촛불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일인만큼, “촛불집회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응이 곧바로 현 정권의 명운과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악의 파국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 열쇠는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쥐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11일 오전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김이택 편집부국장의 사회로 두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시민 스스로 주체…촛불 진화하며 퍼져

2008년6월은 시대 가르는 역사적 ‘사건’

 


“촛불 집회가 아니라 촛불 혁명이다”

 

참석자들은 “모든 것이 새롭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의 일을 예상 못 했고, 앞으로의 일도 예상 못 하겠다”는 말도 주고받았다. 1987년 6월 항쟁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모든 운동과 뚜렷이 구분되는 대사건이라는 데 평가가 일치했다. 지식인의 말은 ‘개념’이고 운동가의 말은 ‘구호’인데, 기존의 개념과 구호로 최근의 상황을 설명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도 보였다.

 

사회=촛불집회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간 점검 차원에서 지금까지의 일을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촛불집회를 6월 항쟁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역대 민주항쟁과 비교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김종엽(이하 김) =87년에는 저항세력이 농성했다. 2008년에는 정부가 농성하고 있다. 가장 큰 차이다. 헌법 제1조가 노래로 불리고 있다. 주권자로서 정부에게 명령하고 있다는 자의식을 시민들이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전형이 10대 소녀들이다. 우리 세대만 해도 권위주의 정부의 폭력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이들은 그런 공포 자체가 말끔히 사라진 상태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있다. 공포를 벗어던진 그들에게 정부도 폭력을 행사하기 힘들다. 이번 일을 ‘촛불집회’라 하는 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이다. ‘촛불항쟁’이 맞다. 만약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촛불혁명’이라 일러도 손색없다.

 

조현연(이하 조) =예상을 뛰어넘은 정도가 아니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다양성 속에 발랄함과 명랑함이 있다. 시간이 가면서 진화하고 있다. 소녀들이 주부와 시민을 불러내고 운동가와 정치가를 불러냈다. 87년에는 시위대가 시민을 향해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이번에는 정반대다. 시민 스스로 주체가 됐다. 조직화된 운동단체들은 뒤늦게 참여했다. 어떤 면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기존 정당은 물론 운동단체들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 진정한 국민주권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나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집회의 배후에 친북좌파가 있다’고 선전했지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누구도 거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박명림(이하 박) =의제 설정 방식이 기존의 사회운동과 다르다. 과거에는 통일이니 탄핵이니 하는 큰 의제가 먼저 제기됐다면, 이번에는 쇠고기나 건강 문제 같은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요구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정치적 요구로 발전했다. 운동 내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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