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 중공 20차 당대회 - 시진핑 집권연장과 공동부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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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2-06-02 13:08 조회5,3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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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광시성의 중국공산당 대표회의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20차 당대회(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할 대표 중 한명으로 선출했다. 올해 하반기 개최될 20차 당대회를 위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5년마다 개최되는 당대회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주요 의제는 당 중앙위원회 '보고'의 채택과 지도부 선출이다. 당대회에서 채택된 보고는 그 이후 5년간 가장 권위 있는 국가운영 지침이 되고, 새로 선출된 지도부는 2023년 봄 입법부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정부 입법부 등 권력기관의 최고책임자로 선출된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최근 관례를 깨고 세번째로 임기 5년의 총서기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진핑 집권연장, 어떻게 가능했나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10년간 총서기를 역임한 후진타오가 퇴진하고, 새로운 총서기로 시진핑이 선출되었다. 시진핑은 2013년 국가주석으로도 선출되었다. 이때만 해도 시진핑 역시 10년의 권력교체 주기를 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올해가 10년째 되는 해다.
집단지도체제 내 일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후진타오와 달리, 시진핑은 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자신의 권력을 빠른 속도로 강화했다.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사상'을 지도사상의 하나로 채택했다. 마오쩌둥사상, 덩샤오핑이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명기한 지도사상을 당장에 삽입한 것이다.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한 개헌안은 10년 주기 권력교체를 강제하는 작용을 했던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이는 시진핑이 연임 제한 없는 총서기로 다시 선출될 경우, 총서기와 국가주석 간 불일치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중국정치 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한때 중국의 거버넌스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도 이를 계기로 중국공산당을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변화는 단순히 시진핑 개인의 권력욕에 의한 것이 아니다. 중국공산당 내에 '지금은 권력분산이나 개방보다 권력집중이 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후진타오 집권시기 집단지도체제와 권력분산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집단지도체제를 과도하게 강조하다 보니 주요 지도부들이 자신이 관할하는 분야에 소왕국을 구축하고 쉽게 부패했다. 이같은 기득권 구조가 중대한 정책결정을 어렵게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지도체제로는 점점 치열해지는 미국과의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도 늘었다. 중국공산당 통치에 대한 위기의식이 강한 지도력을 요구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시진핑은 집권 초기부터 전례 없는 강도의 반부패투쟁과 기득권 구조 타파를 기치로 삼아 자신과 당중앙으로 권력집중을 가속화했다. 이는 지금까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한 조사(Edelman Global Trust Barometer Report)에 따르면 정부에 대한 중국인의 신뢰도는 2018년 84점에서 2022년 91점으로 증가했다. 현재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세번째로 총서기에 선출되는 데 장애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예측가능성 낮아진 중국정치
그러나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정치, 권력계승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후계구도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후진타오는 10년, 시진핑은 5년의 후계수업을 받은 뒤 최고지도자로 선출되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군 관련 경력도 거쳤다. 이를 고려하면 후계자는 50대 중반 이전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어야 한다. 지금 이러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인사는 없다.
따라서 20차 당대회 지도부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는 확실시되는 시진핑의 연임 여부보다 후계자가 등장할 것인가다. 그런데 이번 당대회도 시진핑의 권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낮다. 차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는 인사들을 발탁하는 수준에서 인사가 진행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후계자가 성장할 수 있는 정치 공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현재권력의 중심인 시진핑 개인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태를 피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권력의 중심을 추수하려는 행위가 일반화되고 강화된다면 정책 결정과 집행은 경직될 것이다. 그동안 성공적으로 평가받던 코로나 방역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20차 당대회 이후 제기되는 첫번째 문제는 중국공산당이 힘의 중심을 강화하는 것과 변화되는 상황에 유연히 대처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갈 수 있는가다.
공동부유의 운명은 어디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의 통치정당성은 이념보다는 실적, 특히 경제성장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같은 실적은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고 언제든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한때 두자리수를 기록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계속 하락했다. 지난 2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5.2%까지 하락했다.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반부패투쟁을 통해 중국공산당 통치에 대한 신뢰를 복원하고자 하지만, 이것이 생활에 대한 인민의 만족도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은 '공동부유'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2021년 3월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 년 규획과 2035년 장기목표 강요'를 발표했다. 2035년까지의 장기목표인 사회주의현대화국가 건설의 주요 내용으로 '공동부유의 실질적 진전을 이룬다'는 것을 제시했다. 지난해 8월 중앙재경위원회에서 공동부유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공동부유 추진을 위한 기본 방향도 제시했다.
공동부유를 실현할 수 있다면 당연히 실적 정당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공동부유는 단기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이기 때문에 당장은 이러한 목표의 제시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이념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상황이 다소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하면서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로 5.5%를 제시했는데, 1/4분기 성장률은 4.8%에 머물렀다.
리커창 총리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공동부유라는 표현은 단 한차례 등장했다. 공동부유의 구체적 추진 전략의 제출도 미뤄지고 있다. 올해 중국의 경제운영 기조가 일단은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공동부유는 시진핑체제의 통치정당성 강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장기노선을 제시하는 20차 당대회 보고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공동부유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역으로 중국공산당의 통치정당성을 약화시킬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총서기에 다시 선출되는 것은 시진핑 업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지만, 동시에 그가 지금까지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다. 시진핑체제가 중국인민에게 한 약속을 실현해야 하는데 그 자체가 어려운 과제일 뿐만 아니라 대내외 환경도 유리하지만은 않다. 당대회 이후 시진핑체제, 그리고 중국공산당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 시험대를 어떻게 통과하는가가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내일신문 2022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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