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시아적 정체성이 친미세계관의 대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3-24 08:36 조회29,58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28일 아시아포럼 첫 강의를 앞두고 아시아에 관한 한국 사회의 담론을 진단하는 좌담회 ‘한국 사회의 아시아 담론’을 지난 19일 경향신문사 6층 회의실에서 가졌다. 아시아 연대의 현황을 살펴보고, 아시아 연대의 목표와 지향점, 장애 요인을 따져보고 아시아 연대를 위해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검토해 보았다. 박승우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좌담회에는 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중문과 교수, 이재현 연세대 정외과 연구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김기석 강원대 정외과 교수가 참석했다.
아시아포럼 출범에 앞서 지난 19일 전문가들이 좌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희연·김기석·이재현·박승우·이남주·백영서 교수. |남호진기자 |
# 한국인에게 아시아란 무엇인가
박승우=아시아가 하나의 지역으로 변화하는 현상은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정부 차원의 지역 통합 노력도 있었습니다. 환경, 자원 같은 초국가적 문제에도 당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시아포럼이 아시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될 듯합니다.
이재현=저는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국 시민사회가 다른 아시아 시민사회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는 동아시아 지역통합 교류에 시민사회가 개입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을까하는 고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희연=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는 등 한국 속에 아시아가 내면화되고 있는 점이 배경이 된 듯합니다. 한국 인문사회과학에서 그동안 아시아는 특수학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가 지식 생산 속에 내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점에 온 것이지요. 민족주의적, 국가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적, 세계적 시각에서 보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남주=아시아는 학문적 구조를 통해서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민, 경제문화 교류 등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지역적 차원의 실천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공간을 중심으로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아시아 문제를 접근해야 합니다. 선언적으로 아시아 개념을 하나로 통합시키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듯합니다.
백영서=처음 이런 얘기를 듣는 사람들은 ‘아시아의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의문을 당연히 가집니다. ‘누가, 왜, 어디까지를 아시아로 얘기하려는가’에서 여러가지 관심과 의도가 충돌합니다.
김기석=우리 사회에 동아시아란 개념이 등장한 지는 얼마 안됐습니다. 이전엔 아시아·태평양이었지요. 강대국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고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또 한국에서 생각하는 동아시아 개념과 다른 나라의 동아시아 개념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동아시아 개념은 동북아 중심인 데 비해, 일본의 동아시아 개념은 넓습니다.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동남아시아 두 지역을 일본이 매개한다는 것이 일본의 동아시아 개념입니다. 나라마다 아시아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친미로 아시아적 정체성 억압돼
박승우=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하고 혼돈이 많았습니다. 이런 혼돈이 새로운 비전을 찾으려는 마음과 맞물려 아시아 연대에 관심을 두게 된 듯합니다.
조희연=아시아를 인식한다는 것은 친미적 세계관이 전환되는 성격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가 지난 50여년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원래 아시아였습니다. 아시아적 정체성이 억압됐죠. 인식이 이랬다면 아시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국가 주도, 자본 주도의 아시아가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 어떤 목표로 아시아적 정체성을 만들어 갈 것이냐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이남주=우리가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다른 아시아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아시아를 통해 새로운 진보적 시각을 우리 사회 안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요. 경제적으로 보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