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 미국에 동아시아 정책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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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7-26 17:13 조회29,35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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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동아시아 정책은 있는가?
이남주 / 성공회대 교수, 중국정치
지난 해 여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년을 시작하면서 미국이 동아시아에 대해 어떤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이곳 생활의 목표의 하나로 삼았었다. 그러나 1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미국에 동아시아정책은 존재하는가?”라는 초보적인 의문과 씨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다이내믹한 지역이고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대국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커다란 이견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일관된 동아시아정책이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경우만을 보아도 동아시아 정책에서 일관성의 부재는 매우 뚜렷하다.
상황논리에 따라 현상관리를 목표로
유럽과의 관계를 보면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미국은 유럽, 특히 프랑스와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며 현재도 미국과 유럽 사이에 이러저런 마찰이 존재하지만 유럽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미국 세계전략의 기초라는 사실은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이다. 중동과의 관계에서도 미국 내에서는 이라크에서의 전략과 이란 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의 아랍국가와 이스라엘과 동맹관계를 기초로 중동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기본 전략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라크에서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세워 중동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미국적 가치에 입각한 정치질서를 확산시키는 출발점을 감겠다는 네오콘의 구상이 실패로 돌아간 시점에서 대외관계에서 전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동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이러한 일관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우리와 직접 관계가 있는 동북아의 경우만으로 보아도 미국이 일관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축이 되는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서조차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음의 몇 가지 질문들을 생각해보자.
미국과 중국은 협력관계인가 경쟁관계인가? 개별 국가들의 정치체제의 성격을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았던 네오콘들이 중국의 체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행정부는 현실적으로 테러와의 전쟁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에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였다. 그러나 가치와 철학의 공유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 협력관계가 안정적인 동맹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양국 사이의 관계에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미국과 일본 관계는 동맹관계인가?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을 동아시아정책의 기본 축으로 삼고자 하였다. 그러나 미일관계도 그리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이 최근 역사 문제와 관련하여 주변국가와의 갈등을 증가시키는 일본의 움직임에 불만으로 표출하고 미국의 북한과의 협상을 둘러싼 양국 사이의 마찰이 나타나는 것은 미일관계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의 일단을 드러내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에게 미중관계가 중요한지 미일관계가 중요한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부시행정부는 어떤 비전 아래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가? 최근 부시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다행스러운 변화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서 양국 관계의 장기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어떤 일관된 논리로 발견하기 어렵다. 최근 북미관계의 변화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의 변화보다는 이라크전쟁에서의 실패 등으로 인한 외교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대한 의지와 함께 북핵문제 해결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남아 있다.
이처럼 미국과 동아시아에 대한 정책은 상황논리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내적인 일관성을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어떤 일관성을 찾을 수 있다면 동아시아 지역질서에 대한 어떤 미래지향적인 비전보다는 현상관리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즉 미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이념, 역사, 영토적 갈등이 대규모 전쟁으로 발전하기 않도록 억제하고, 이들 국가들 사이의 중재자 혹은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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