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비건 방한 이후 한반도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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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9-12-23 15:29 조회17,1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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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다시 힘의 대결로 돌아가려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2019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교착상태는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직후부터 시작됐다. 작년 7월 초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후속협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이상조짐이 나타났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시간표 등을 제시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고,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 행동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다만 2018년 9월 평양에서 진행되었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성과가 만들어지고 북·미가 하노이 정상회담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갔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도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 이후 북한은 자신이 취한(핵과 ICBM 실험 중단) 혹은 취할(동창리 미사일 실험장과 영변의 핵 관련 시설 폐기) 조치들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대화를 계속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밝혀 왔다.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 때만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11월에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실무협상이 열렸지만 이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협상의 긍정적 의미를 부각시켰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상응조치가 없는 어떤 대화에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말까지 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15일 시작된 미국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 스티븐 비건의 방한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없지 않다. 그의 방문을 계기로 북·미가 3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시작하면 가장 바람직하지만, 미국이 당장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 제안을 준비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비건 방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이 핵과 ICBM 실험을 재개하고 군사적·정치적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북이 한·미 연합 공군훈련 연기 등 미국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 관련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둘째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중단과 기존 합의의 파기 등을 선언하지만 전면적인 대립으로 이어질 군사행동은 자제하는 상황이다.
어떤 상황이든지 제재 강화와 군사적 조치로 북한의 행태를 변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대북 제재 강화에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과거보다 어렵다. 두 나라는 북한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것에 미국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것을 상황 악화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북한의 핵시설 등을 파괴하기 위한 군사행동은 실효성이 낮고 한반도의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단기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미국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한반도 정세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힘겨루기가 첫째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최악인데 이는 모두의 불행이고 사실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중요한 것은 북한은 상황을 최악으로 만드는 것을 피하고, 미국과 남한도 상황이 당분간 악화되더라도 한반도 정세의 악순환이 물러설 수 없는 대결국면으로 나아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며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도쿄올림픽까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가 세계인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계기도 많이 있다. 비건의 방한이 이러한 움직임의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다만 2018년 9월 평양에서 진행되었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성과가 만들어지고 북·미가 하노이 정상회담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갔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도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 이후 북한은 자신이 취한(핵과 ICBM 실험 중단) 혹은 취할(동창리 미사일 실험장과 영변의 핵 관련 시설 폐기) 조치들에 대한 상응조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대화를 계속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밝혀 왔다.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 때만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11월에 3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실무협상이 열렸지만 이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협상의 긍정적 의미를 부각시켰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상응조치가 없는 어떤 대화에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말까지 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15일 시작된 미국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 스티븐 비건의 방한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없지 않다. 그의 방문을 계기로 북·미가 3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시작하면 가장 바람직하지만, 미국이 당장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 제안을 준비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비건 방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는 북한이 핵과 ICBM 실험을 재개하고 군사적·정치적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북이 한·미 연합 공군훈련 연기 등 미국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 관련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둘째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중단과 기존 합의의 파기 등을 선언하지만 전면적인 대립으로 이어질 군사행동은 자제하는 상황이다.
어떤 상황이든지 제재 강화와 군사적 조치로 북한의 행태를 변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대북 제재 강화에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과거보다 어렵다. 두 나라는 북한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것에 미국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것을 상황 악화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북한의 핵시설 등을 파괴하기 위한 군사행동은 실효성이 낮고 한반도의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단기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미국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한반도 정세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힘겨루기가 첫째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최악인데 이는 모두의 불행이고 사실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중요한 것은 북한은 상황을 최악으로 만드는 것을 피하고, 미국과 남한도 상황이 당분간 악화되더라도 한반도 정세의 악순환이 물러설 수 없는 대결국면으로 나아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며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도쿄올림픽까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가 세계인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계기도 많이 있다. 비건의 방한이 이러한 움직임의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국민일보 2019년 12월16일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1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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