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 전환기 안보전략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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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9-08-08 14:22 조회21,5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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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의 고조, 러시아 공군기의 영공 침범,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사건들이 제기하는 안보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만 막연한 위기론을 키우는 행동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시간적으로 겹쳐 발생한 탓에 위기의식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출발점과 전개과정을 가진 문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한·일 갈등의 고조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압류자산의 현금화 등이 계기로 작용했다. 러시아의 영공 침범은 중·러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문제다. 2012년 이후 중·러는 동해에서 여러 차례 해군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군연합훈련을 진행하던 중 영공 침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우려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지만, 안보위기 수준이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며 군사적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전개됐던 2년 전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단기적으로는 막연한 위기론에 따른 과잉대응보다는,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각 문제에 부합하는 합리적 처방을 마련해 대응해 가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사건들이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에 따른 새롭고 심각한 안보적 도전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미국과 중·러 사이의 대결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역할에 대한 도전이며, 중·러의 공군연합훈련도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중·러가 과거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으로 군사력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런 양상은 한반도뿐 아니라 남중국해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동아시아에서 신냉전질서가 등장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가 한반도다. 한반도의 선택이 북·중·러와 한·미·일의 대립구도를 고착시킬 수 있다. 특히 한반도에서 군사대립이 지속되고 미국의 조정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중·러의 협력구도가 더 빠르게 구축되면 우리 안보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반대로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를 기초로 동북아의 다자안보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지역질서가 퇴행적인 대립구도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경제제재가 외교수단으로 동원되며 경제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사실 냉전 이후 경제제재가 외교수단으로 자주 활용돼 왔다. 외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도 사드(THAAD)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군사적 투사능력이 약한 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외교안보 갈등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으로 경제제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제제재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 평가가 많다. 다만 국력 차이가 현격하거나 국제적 공조가 강하게 유지되는 등 조건이 충족될 때는 일정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경제제재의 활용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 미의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모두 글로벌 무역에서 주요 행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상황이 전개되기 어렵다. 글로벌 분업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갈등이 수습되더라도 국제무역질서에 대한 신뢰가 이미 크게 훼손되었고 주요 국가들이 앞으로 플랜-B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다.
이 두 가지 도전은 한국의 선택이 초래한 문제는 아니다. 주요 국가들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과 이들 사이의 힘의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안보 문제에 대한 정치 공방을 넘어 이 새롭고 중대한 위협 요인들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강구할 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한·일 갈등의 고조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압류자산의 현금화 등이 계기로 작용했다. 러시아의 영공 침범은 중·러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문제다. 2012년 이후 중·러는 동해에서 여러 차례 해군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군연합훈련을 진행하던 중 영공 침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우려할 만한 사건들이 이어졌지만, 안보위기 수준이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며 군사적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전개됐던 2년 전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단기적으로는 막연한 위기론에 따른 과잉대응보다는,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각 문제에 부합하는 합리적 처방을 마련해 대응해 가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사건들이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에 따른 새롭고 심각한 안보적 도전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미국과 중·러 사이의 대결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역할에 대한 도전이며, 중·러의 공군연합훈련도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대응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중·러가 과거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으로 군사력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런 양상은 한반도뿐 아니라 남중국해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동아시아에서 신냉전질서가 등장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가 한반도다. 한반도의 선택이 북·중·러와 한·미·일의 대립구도를 고착시킬 수 있다. 특히 한반도에서 군사대립이 지속되고 미국의 조정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중·러의 협력구도가 더 빠르게 구축되면 우리 안보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반대로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이를 기초로 동북아의 다자안보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지역질서가 퇴행적인 대립구도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경제제재가 외교수단으로 동원되며 경제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사실 냉전 이후 경제제재가 외교수단으로 자주 활용돼 왔다. 외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부작용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도 사드(THAAD)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군사적 투사능력이 약한 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외교안보 갈등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으로 경제제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제제재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 평가가 많다. 다만 국력 차이가 현격하거나 국제적 공조가 강하게 유지되는 등 조건이 충족될 때는 일정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경제제재의 활용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 미의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모두 글로벌 무역에서 주요 행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상황이 전개되기 어렵다. 글로벌 분업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갈등이 수습되더라도 국제무역질서에 대한 신뢰가 이미 크게 훼손되었고 주요 국가들이 앞으로 플랜-B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다.
이 두 가지 도전은 한국의 선택이 초래한 문제는 아니다. 주요 국가들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과 이들 사이의 힘의 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안보 문제에 대한 정치 공방을 넘어 이 새롭고 중대한 위협 요인들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강구할 때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국민일보 2019년 7월 29일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9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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