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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이런 꼴의 교육부는 아예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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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7-27 17:08 조회31,7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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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고 보니 제목이 꽤 과격하지만, 교육부를 향한 불만과 원성은 고위 관료의 망언 이전부터도 학교 현장에서 하늘을 찔렀다. 교육부 해체에 버금갈 바람직한 개혁 방향은 무엇일까? 서구 선진국처럼 중앙정부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업무의 대부분을 넘겨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막강한 중앙정부라는 정치적 전통 탓에 교육자치의 경험과 역량이 충분하지 못하고, 대학입시 등 전국 차원의 문제가 얽힌 우리 현실에서 이 방안은 아마도 통일과정까지 계산에 넣어야 할 장기 과제이다.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중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는 국회 교육위원장도 언급할 정도이다. 초·중등 교과과정 졸속 개편이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겪으며 나온 독립적인 교육과정위원회 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다 근거 있는 발상이지만, 설령 개헌으로 국가교육위원회가 헌법기관이 되어도 ‘교육마피아’를 소탕하지 못하면 들러리가 될 수 있다. ‘교육마피아’는 고위관료뿐 아니라 그들과 공생관계인 전문가 교수집단, 비리사학, 기득권만 앞세우는 관련 단체 주도층도 포함한다. 이들을 눌러야 능력 있고 양심적인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신분제의 공고화’라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개인의 실언이 아니라 지배 엘리트의 뇌리에 박힌 질긴 성향임을 직시할수록 우리의 정치적 비전과 정책 대안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최근의 사회적 공론을 보면 치솟는 분노에 비해 엇갈리는 입장을 하나로 모아내는 논의가 아쉽다. 올바른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명감 있는 교육공무원까지 망라하는 조직적 힘이 없으면 ‘교육마피아’를 이길 수 없다. 가령, 시민사회 일각의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추진은 깊숙이 곪은 차별과 배제의 현실 앞에 사후약방문 격이다.


그래서 신분제를 공고하게 하는 10가지 교육정책을 언론 기고를 통해 비판한 안선회 교수의 대안 제시를 주목하고 싶다. 안 교수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구도는 눈여겨볼 점이 많다. 몇 가지만 다시 거론해보자.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핑계 삼은 고교 서열화 정책과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 정책을 뒤엎어야 한다. 이는 자식을 기르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문제이다. 당장 불공정·불투명한 자사고 등의 전형제도를 개선하고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을 사회적 약자나 지역균형 선발로 제한하는 것은 간단하며, 국민의 전폭적 지지가 기다리고 있다. 자사고 등 시행 중인 고교 서열체제의 혁파는 쉽지 않지만, 단호하고 일관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또 늘어나는 대학 미진학자와 미취업자를 위한 교육정책이 절실하다. 지난 총선의 정의당 공약집에 따르면, 대학을 포기한 고졸 남성의 경우 평균적으로 입대 대기에 24개월, 군 복무 21개월 후 다시 취업까지 31개월이 더 걸린다. 고교 졸업 후 6년 반, 만 25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사회인 구실을 시작한다는 뜻인데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동일한 시기에 고졸 여성은 군복무 공백은 없다지만 가혹한 성차별 속에 어떤 쓰라린 사회적 체험을 할까?


지난 5월 구의역에서 억울하게 숨진 19세의 책임감 강한 젊은이는 집안 형편을 고려해서 스스로 공고를 택했고, 월 급여 144만원 중 약 100만원을 저축하며 대학 진학도 꿈꾸고 있었다. 이런 젊은이들이 실업계 고교를 나와 곧장 취업하더라도 훗날 대학을 다님으로써 자신을 계발할 기회를 얻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끔 교육체제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교 직업교육,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직업훈련 지원프로그램, (전문)대학의 관련 교육을 함께 개선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반면에 산학연계를 표방한 프라임사업의 대학 입학정원 강제조정은 혈세를 낭비하고 부작용만 키울 뿐이다.



김명환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경향신문, 2016년 7월 21일)


기사 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7212103005&code=9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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