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수] ‘자존심’, 김소진을 생각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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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4-18 17:47 조회30,6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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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별것 아닌 몸살을 앓는데도 ‘아픔’이라는 목적어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아무래도 무리였는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약을 먹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깨어나 TV를 켜니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실 아침에 투표를 할 때도 그리 기운 나는 상황이 아니었다. 용인 가는 차 안에서도 친구랑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선거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주입된 프레임은 ‘야권 분열, 여당 압승’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과 집권 여당이 그 동안 국정 운영에서 보여준 오만과 무능, 퇴행의 정치가 합당한 민의의 심판을 받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이지 않는가. 지역구도나 콘크리트 지지층 같은 말에 한국 정치의 착잡한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은 어느 만큼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부정되고 극복되어야 할 도그마를 지치지 않고 써대는 작태는 개개 시민들의 분노, 변화 가능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오만과 무례의 극치일 테다. 야권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경고의 메시지까지 포함해서 이번 총선의 결과는 민의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고정될 수 없다는 것,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아니 지극히 상식적으로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후략)
정홍수 문학평론가
(한국일보, 2016년 4월 14일)
기사 전문 http://www.hankookilbo.com/v/4bde2612c48944fcb0460482329426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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