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인터뷰) “北 핵실험, 오바마 정부 전략적 인내와 우리 정부 정책 한계 드러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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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1-11 16:11 조회33,14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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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당국은 1월 6일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했고 우리 정부도 같은 시점에 북한 풍계리 지역에서 지진이 감지되었다고 발표했다. 북은 이번 핵실험을 4차 핵실험이라 하지 않고 1차 수소탄 실험이라 명명했는데 어떻게 보아야 하나.
4차 핵실험이라 주장을 하던, 1차 수소탄 실험이라 주장을 하던 연속적인 핵실험이 있었고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는 문제 보다는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으로서는 대내적인 측면의 효과나 국제사회를 겨냥한 대외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게 명명하는 것이 의미 있고 유리하다고 판단을 하는 것이라 본다.
-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에 관련해서 언급을 하지 않았고 경제와 인민생활 향상, 그리고 7차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강조를 했다. 대외관계도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번 핵실험의 목적과 의도를 어떻게 보나.
신년사가 발표되기 훨씬 이전인 지난 12월 15일 경에 김정은이 핵실험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하고 최종 재가를 1월 3일에 했다고 하는 것이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이다. 이 발표가 맞다고 하면 김정은은 이미 핵실험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신년사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갑작스럽게 핵실험을 했다고 보기보다는 북한이 지금까지 움직여온 방식을 볼 때 북한은 핵실험과 관련해서 충분히 준비를 진행해 놓고 언제쯤 핵 실험을 단행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 보인다. 7차 당 대회를 앞둔 올해 초, 특히 1월 8일 김정은 생일을 앞둔 시점이 정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적기로 본 것 같다. 국제정세나 남북관계 등을 고려할 때 북한 입장에서는 이 시점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핵심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핵 경제 병진노선이었다. 이 병진노선의 정확한 의미는 군사강국을 지향했던 김정일 시대에 이루지 못했던 부분을 완성해 가면서 동시에 김정은 시대에는 경제 강국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이 두 과제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 병진노선의 핵심이다. 김정일 시대에 군사강국 추진과 관련해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던 핵무기의 완성과 그것을 통한 북한의 동아시아 질서에의 새로운 등장이라는 남아 있던 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들을 경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핵실험이 이뤄지기 이전까지 북한은 특히 대미관계에서 일관된 흐름이 있어 왔다.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이 작년 11월에 북한은 미국에 대해 ‘우리가 핵실험을 중단할테니 잠정적으로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제안을 했고 이를 미국이 묵살하니까 다시 북은 ‘이 제안을 받으면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제안마저 묵살이 되었다. 원래 작년 8월 이후에 한반도에서 군사적 위기가 지나고 난 이후에 북한은 미국을 향해 불안정한 정전협정 체제에서는 언제든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안을 해 왔다. 평화협정을 하자고 애기하면서 북한은 자신들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관심을 갖는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를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해왔는데 이를 사실상 묵살해 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 자신들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제안을 묵살과 전략적 인내라고 하는 태도로 일관해 온 미국과 우리 정부를 행해 강력한 한방을 날린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성격이나 규모 등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수소폭탄 실험이라는 분석부터 아직 그 단계는 아니고 증폭핵분열탄 실험이라는 분석, 원자폭탄 실험을 해놓고 좀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 등이 나오는데 어떤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나.
이번 북한 핵실험의 성격이 정확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시간이 지나더라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뭐라 성격규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공식발표를 했고 그것이 수소탄 실험이 아니라고 단정할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일단은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상황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 정상적인 태도라고 본다. 실제로 핵실험이 장소나 환경에 따라서는 단순히 지진의 강도만 가지고 판단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분석하고 있는 모든 가능성이 있고, 그 이야기는 실제로 수소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그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수소폭탄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아니면 증폭핵분열탄이라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나오는 것은 그 가능성이 매우 유력해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가능성과 상황에 대해 다 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북한이 지난 3차 핵실험에서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었다. 북한이 이번에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이 맞다고 하면 북한은 동북아 정세에 완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등장하고 그것을 미국이나 한국이 인정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미국이나 한국의 당국의 분위기는 이번 북한 핵실험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 매우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등 국제사회는 당연히 유엔 안보리 제재 등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핵실험으로 가장 큰 배신감을 느낀 나라가 중국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중국과의 교역과 중국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등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앞으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나?
이번 핵실험이 중국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북한 핵실험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즉 다시 말하면 대중 견제전략의 가장 중요한 명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1,2,3차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 중국이 북한에게 주었던 성명의 내용에 비해 특별히 달라진 내용은 없었다. 상당히 냉정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인 혈맹관계에서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전환시켜나가는 과도기에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과도적 조치들을 지속해가는 수준이지 북한을 상대로 중국이 국제사회와 완벽하게 공조하면서 새로운 제재의 대열에 나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이 지금처럼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대북 경협이나 교류들이 방임되는 상태로 놔두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평화, 안정, 비핵화라는 3대 원칙 중에서 일정기간 비핵화에 더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 미국도 오바마 정권 말기에 접어들었고 연말에는 대선이 있을 상황이다. 미국의 대선 주자들이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규정하면서 대북정책의 변화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고 이것이 오바마 정권에도 압력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국 오바마 정부로서는 이번 수소탄 실험 발표로 완전히 허를 찔린 셈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완전히 묵살해 왔지만 대북정책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일정 정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오바마 정권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일정하게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 되었다. 이런 점에 대해서 공화당 쪽으로부터는 아마 강력한 대북 압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북정책 실패로 규정하고 공격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들 중에서 클린턴 후보의 경우는 오바마 정권 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인 대북정책과 유연한 대중국 정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본다. (후략)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폴리뉴스, 2016년 1월 7일)
기사 전문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26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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