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경] 가족은 저출산의 해결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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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5-07-23 21:59 조회34,8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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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제도를 통해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는 발상의 문제는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단지 실효성이 있고 없고 문제만은 아니다. 일찍이 저출산을 국가적 위기로 보는 담론이 출산을 여성의 의무로 만들어 출산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한 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저출산대책에 대해 대부분이 수긍할만한 긍정적 역할이 있었다면, 이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책임을 개인이나 개별 가정에 오롯이 지울 수는 없다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를 확산시켜 온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삼 다시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의 해결책을 가족에서 찾겠다는 발상은, 이제까지 보육과 노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애써온 정부 정책 자체를 뒤흔드는 도발이자 중대한 퇴행인 것이다.
사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이러저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현상에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황부총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한국사회에서 출산과 양육이 어려운 것은 주거·고용·교육과 같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들은 말 그대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서 출산을 할 사람들에게만 도움을 주겠다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더구나 좀 해보다가 별 효과 없다싶으면 금방 그만두거나 예산을 삭감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인구가 줄면 국가발전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출산을 독려하지만 사실 성장과 발전을 앞세우는 사고 자체가 지금의 아이 낳아 기르기 어려운 사회를 만든 근본 원인 아닌가.
(후략)
백영경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문화인류학
(한국일보, 2015년 7월 19일)
기사 전문 http://www.hankookilbo.com/v/3cb11261feb343cd99bcf253efa603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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