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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제] 고통스러워도 ‘인권의 퇴조’를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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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5-03-02 17:38 조회29,0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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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사회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학 저술가다. 그러나 출판계의 평을 종합하면, ‘인권학자 조효제’는 지금도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많은 인권 학술서와 대중서를 써왔지만 갈수록 저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의 다이어리엔 몇해 뒤까지 집필 계획과 세부 마감일정이 적혀있다.

이론가로서 그는 영국에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런던대 정치외교학 학사, 옥스퍼드대 비교사회학 석사, 런던정경대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로스쿨 인권 펠로, 베를린자유대 초빙교수, 코스타리카대 초빙교수를 지냈다. 실천가로서 서울시 인권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준비기획단 위원, 법무부 정책 위원, 국제앰네스티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뛰어난 번역자이기도 하다. 인권학 분야의 석학 미셸린 이샤이 교수의 저서 <세계인권사상사>(2004)는 영어본이 아니라 그가 번역한 한국어 판본이 사실상 ‘결정판본’이다. 원저자와 오래 논의하며 사실관계 오류와 편집상 실수의 상당 부분을 바로잡았고, 보충 집필까지 요구했다. 이샤이 교수가 “왜 캘리포니아 대학 출판부가 당신처럼 꼼꼼하게 책을 편집해 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지난해 8월 연구년을 맞아 코스타리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조 교수는 또다시 먼 길을 떠나기 앞서 짐을 싸러 서울에 “잠시 들렀다”고 했다. 때마침 새책 <조효제 교수의 인권 오디세이>도 출간되었다. ‘일베’나 ‘종북’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을까? 살인범의 인권이 피해자의 인권만큼 중요한 것인가? 복잡한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과 간결한 답변을 종합한 책이다.

“시대가 바뀌어 새롭고 도발적인 인권 문제가 등장하면, 보편적 인간 존엄성에 대한 원론적이고 길고 지루한 철학적·공개적 논쟁으로 돌아가 ‘인간의 가치’를 원점에서 재확인해야 한다.”


그는 올해 인권을 정면으로 다루려 한다. 올 가을 출간 예정인 <인권 달성의 원리>(가제)를 통해 “희망컨대, ‘조효제의 인권 이론’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책에서 인권의 근본 요인 분석, 구조적 폭력, 배타적 이념과 도덕성의 뿌리, 증오와 차별의 사회심리학, 국제 권력의 역학, 정치적 폭력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폭넓게 검토하려고 한다. 각장마다 사례를 제시하고 거시적인 인권 구조의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인권문제 ‘정면승부’ 예고
시장 가치가 인권 가치 탈취
“인권은 본디 쟁의적인 것”


하지만 겉으로 모든 사람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 ‘인권’은 낙후된 관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시장 가치가 인권의 인본주의적 가치를 ‘하이재킹’(탈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은 원래 인권 분야의 용어였다. 1948년 선포한 세계 인권 선언 전문을 보면, ‘모든 인민과 모든 국가가 다 함께 달성해야 할 하나의 공통된 기준’이란 말이 나온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그뒤 이 말을 도용하면서 인권과 존엄성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사라졌다.”


더욱이 2001년 9·11 사태는 인권의 기준선마저 허물어버렸다. 문명 국가라면 모두 공식적으로 지켜왔던 ‘고문받지 않을 권리’가 형해화했다. 미국이나 호주는 법적인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외국에 돈을 주고 수용소를 만들어 ‘테러범’이나 ‘불법이민자’를 가뒀다. 9·11 이후 ‘대테러 전쟁’을 빌미로 미국·러시아·중국은 분리주의 독립을 요구하는 이들을 탄압하고 나섰다. 인권의 최전선이 붕괴되고 있다.
(후략)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 
(한겨레, 2015년 2월 26일)

기사 전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6799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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