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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타일 - 부분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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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5-06-01 15:29 조회30,8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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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나 벽 등의 표면을 고르고 일관된 콘셉트 아래 모양 있게 덮기 위해 쓰는 고온에 구운 평판형 점토질 사물을 타일(tile)이라고 한다. 건축물 표면에 비교적 간단히 부착할 수 있고, 균열을 일으키거나 점토 특성상 변색하는 일도 없으며, 특히 내구성과 내수성(방수)이 뛰어나고 패턴에 따라 장식적 효과도 매우 뛰어나므로 건축물에 널리 사용된다.

타일이란 용어는 라틴어 `tigura(덮다)`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이 사물은 집의 역사만큼이나 더 오래되었고 광범위한 지역에 사용되었다. 이집트나 바빌로니아 같은 문명 발상지에 있는 궁전, 유명한 힌두교 성전, 이슬람 성전, 남미의 고대 아스텍 건축물 등에는 다양한 타일이 깔려 있다.

타일은 하나하나 자체로는 특별한 미적 특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사물이다. 사물이었을 때 타일은 단단한 점토, 반듯한 사각형 작은 돌조각으로 실용적 사물에 더 가깝다. 게다가 낱낱의 타일 조각은 실용적 측면에서도 무의미하다. 어떤 `존재론적 점프`는 타일이 하나하나 붙어서 일정한 계열과 패턴을 이루기 시작하면서다.

어떤 일관된 구성 안에서 타일은 `점`에서 `선`이 되며, `면`이 된다. 부분은 전체가 되며, 개별성은 전체 안에서 하나가 된다. 모자이크 조각처럼 건물 바닥이나 벽에 부착된 타일은 패턴 안에서 `사후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구운 작은 점토 조각이 전체적인 것 안에서 실감을 주는 사물이 된다. 이때 타일은 바람으로부터, 비로부터, 불로부터 집을 지켜내는 견고한 방어벽이 된다. 심지어는 `심미적인` 사물로 변화하기까지 한다. 부분적으로 인식되지 못했던 시각적 개별성의 의미가 어떤 흐름과 맥락을 부여하는 시각 인상의 대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5년 5월 29일)

기사 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51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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