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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엽] 알바하는 대학생? 공부하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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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5-03-02 17:33 조회29,6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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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졸업식의 계절이다. 교수에겐 쳇바퀴처럼 돌아오는 행사이지만, 졸업식장 분위기는 매년 무거워져 가고 있다. 그런 무거움은 졸업과 더불어 좋은 정규직 직장을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무너진 데서 연유한다. 많은 이들이 졸업 후 무기(無期)로 전환될지도 알 수 없는 계약직을 얻게 되는데, 임금 수준마저 대학시절 ‘알바’를 풀타임으로 뛸 경우 받을 수 있는 것보다 별로 높지 않다. 이런 사정 때문에 다소 냉정하게 느껴질지라도 기존의 인식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용돈이어야 기본적인 사회생활과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가 물어보면 대략 60만원 정도라는 답변을 듣게 된다. 학비나 주거비를 제외하고 차비, 식비, 통신비와 이런저런 약간의 소비에 이 정도 비용이 든다. 괜히 ‘삼포’에 연애가 포함되는 게 아니다. 데이트 비용마저 근심거리여서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엔 그런 비용을 큰 부담 없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모가 이제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학생이 최저임금 수준의 알바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전문대와 4년제를 합쳐 대략 350만명의 대학생 가운데 대다수가 알바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 실정이다. 그리고 대학은 기묘한 이데올로기적 착시를 유발하며 파트타임 노동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공급되도록 돕는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바를 중계하는 ‘알바몬’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얼마나 다양한 직장이 얼마나 다양한 유형의 알바 노동과 만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알바몬을 훑어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에서 음식업, 각종 프랜차이즈 산업, 판매서비스업이나 유통업 등이 과연 대학생 알바 없이 존립할 수 있을까, 과연 대학생 알바가 없다면 방대한 야간 노동 인력과 주말 노동 인력을 어떻게 그토록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후략)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한겨레, 2015년 2월 25일)

기사 전문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796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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