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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렬] 재생전기 직거래가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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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8-29 11:20 조회30,3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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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해가 좋아서 지붕 위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가 많이 생산되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모두 자가소비하고, 남으면 버린다. 정확하게는 쓰지 않으면 생산되지 않는다. 발전소 가동정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한국전력에 팔면 버리는 걸 피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내가 생산한 깨끗한 전기를 원자력 전기와 섞어서 아무 표시도 없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한국전력을 경유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발전소를 놀리는 것이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기독점 권력을 쥔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으면서 해가 좋을 때 발전소를 계속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생산된 전기를 농산물처럼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것이다. 농산물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가 활발하다. 공정한 직거래가 성립하려면 생산자와 소비자 수가 많아야 한다. 거래되는 액수도 크지 않아야 직거래가 성사되기 쉽다. 농산물의 경우 소비자는 물론이고, 소규모 생산자가 많다. 거래액도 크지 않고 수송과 배달 시스템도 발달해 있으니 직거래에 걸림돌은 없다. 소비자는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나 값싼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생산자를 찾아서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 공급받은 농산물에는 생산자의 이름이 들어가고 유기농인지 아닌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다른 농산물과 구별된다.

우리 지붕에서 생산된 태양광 전기도 직거래되는 농산물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깨끗하고, 친환경이고, 거래 액수가 크지 않다. 이 전기를 사용하고 싶다는 소비 희망자도 적지 않다. 게다가 전국에 깔린 전력망이라는 효율적 배달 시스템도 확립되어 있다. 소비자는 생산된 전기의 품질을 사진이나 현장 방문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직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는 과도한 규제 때문이다. 정부에서 한국전력에 전국의 전기판매 독점권을 주었기 때문이다. 옆집에도 전기를 팔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 우리 전기시장의 현실이다.
(후략)

이필렬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교수
(경향신문, 2014년 8월 27일)

기사 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272048365&code=9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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