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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1인칭 3인칭 통합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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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10-13 15:36 조회27,9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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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uld you please take my picture?(제 사진 좀 찍어 주시겠어요?)" 외국여행을 위한 실용영어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들어있는 문장이다. 이런 사진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시선의 `대상`이다. 아무리 각도를 조절해도, 카메라의 시점은 타인의 시점으로 여과되고 조절된다. 거기에서 결국 응시하는 시선의 주체는 타인이다.

`내가 나를 찍겠다`는 욕망, 즉 `셀카(self-camera)`의 욕망은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에 셔터 타임을 조절하는 타이머를 장착하던 카메라 초기 역사부터 내내 존재했다. 이 욕망의 핵심은 단지 나를 찍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 시점`에 의해 제어된 내 모습을 가지고(take) 싶다는 것이다. 철학적 차원에서 보자면 이는 찍는 주체와 찍는 대상, 관찰하는 자와 관찰 대상을 완벽히 일치시키려는 욕망, `내가 보고 싶은 나`를 구현(연출)해 보려는 욕망이다.

`시점(point of view)`은 `서 있는 자리(standing point)`이다. 카메라 눈인 렌즈는 일찌감치 발달했지만, 시선의 주체와 대상을 일치시키는 일은 그래서 별개의 일이 된다. 셀카의 진정한 실현은 카메라가 일반 필름에서 디지털 형식으로 기술적으로 전환되면서, 특히 카메라 눈이 휴대폰과 결합하여 일상화되면서 가능해졌다. `페이스북(facebook)`은 디지털 셀카로 찍을 수 있는 공간적 프레임이 `얼굴(face)`에 해당하기 때문에 붙은 셀카시대의 명칭이기도 하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4년 10월 10일)


기사 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1299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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