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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망원렌즈 -`눈앞`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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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7-30 15:18 조회29,1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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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내 눈으로 보는 것만큼 분명한 `진실`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의심의 대가였던 데카르트는 `시각적 진실`의 허구성을 간단히 폭로한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 창문에서 바라보던 먼 동네 집의 동그란 지붕이 실제 그 동네로 여행을 가 보았더니 삼각형 모양이더라는 것이다.

`방법적 의심`이라 불린 데카르트의 철학적 방법론에 영감을 주었던 사물은 그와 동시대 사람이던 갈릴레이가 발명한 `망원렌즈`였다. 육안으로 보는 별과 망원렌즈로 확인한 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데카르트적 의심의 역설은 가장 믿을 만한 감각인 시각을 의심했지만, 멀리 있는 사물을 망원렌즈로 눈앞에 바싹 끌어당기는 더 강력한 시각화 방식을 통해 `완벽한 확실성`(진리)을 발견해냈다는 데에 있다. `대상의 본질에 관한 관념` 정도로 `표상(表象)`이라고 부르는 철학 용어를 독일어로 `눈앞에 불러세움(Vorstellung)`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4. 7.25.)

기사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103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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