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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렬] 국가개조의 제일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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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8-01 12:07 조회29,4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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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유세로 바쁜 어느 대통령 후보의 아이가 유괴당한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아이를 찾으라고 명령하고, 경찰과 검찰은 결국 유괴범에게 모진 고문을 가해 아이 숨긴 곳을 알아내 아이를 구한다. 대통령은 수사관들을 일계급 특진으로 포상한다. 이때 어느 한 후보가 유괴범을 고문한 수사관과 이들을 포상한 대통령을 비판하고, 그는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2012년 가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검증하자는 취지로 쓴 녹색세상 칼럼의 골자이다. 며칠 전에 지금 우리 사회가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아 가족들에게 유괴범 고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문민정부 때 태어나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고등학생 딸은 절대 안된다고 말한다. 독재정권 치하에서만 교육받은 아내는 정반대다. 아이를 찾을 수만 있다면 고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민주주의 성숙도는 큰 사건이 터졌을 때 나오는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다. 미국 사회는 9·11 테러를 당했을 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을 거의 전폭적으로 승인했고, 테러 용의자와 잠재적 테러범에 대한 고문을 용인했다. 그래도 자국 영토 안에서 고문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는지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이들을 조사하고 고문했다. 부시 퇴장 후 등장한 오바마는 관타나모 수용소를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선되고 2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없애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는 수용소를 공식 폐쇄하지 않고 수감자들을 조금씩 풀어줌으로써 수용소를 해체하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
(후략)

이필렬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교수
(경향신문, 2014.7.30)

기사 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302349345&code=9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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