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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성찰과 반성의 수준에 민족의 명운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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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5-21 15:28 조회32,9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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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참사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마치 악마가 연출이라도 한 듯 수많은 악재와 악덕들이 기가 막히게 맞물려 일어난다. 이들은 길고 긴 인과(因果)의 연쇄를 타고 참사를 만들어냈기에, 고리 하나만 끊어내면 비극을 막아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과적, 결박, 급변침 등 20개는 족히 됨 직한 참사 요인 중에서 자신이 아는 것 혹은 중시하는 것 두어 개만 콕 집어내어 ‘이놈이 원흉’이라 강변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가 통곡과 분노의 터널을 지나, 성찰과 반성의 터널로 들어온 것이 맞다면, 인과의 사슬들에 대한 엄밀한 실사구시가 필요하다. 역대 대형(해양) 참사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실제 바뀌었는지 물어야 한다. 이번만은 제대로 단죄하고,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태는 역대 그 어떤 참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악질 참사다. 1970년 326명의 사망자를 낸 남영호, 1973년 62명의 사망자를 낸 한성호, 1993년 292명의 사망자를 낸 서해훼리호도 심한 과적을 하긴 했다. 하지만 세월호와 달리 거센 바람과 파도라는 불운이 겹쳤다. 이들의 과적과 정원 초과는 적어도 일상사, 다반사는 아니었다. 남영호와 한성호는 폭풍주의보로 며칠간 묶였던 화물과 승객이 몰렸다. 서해훼리호도 하루 1회만 운항하는데, 마침 낚시 철에다 일요일이라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후략)

기사전문
http://news.donga.com/3/all/20140517/63538843/1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동아일보. 201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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