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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마이크-무의식 무대의 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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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5-26 15:54 조회32,6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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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는 어린 시절 내가 신이 났을 때, 권투 중계나 축구 중계 같은 열광적인 국민 볼거리들을 흉내 낼 때 쓰던 물건이다. 게임을 흉내 내는 것보다 그것을 전달하는 목소리 흉내에 더 신이 났다. 마이크가 단순한 확성기가 아니라 생목소리를 `문화적` 가공물로 바꾸는 마술 도구라는 걸 처음 알게 된 것은 그때였다.

아버지 전축에 입력단자를 끼워 쓰는 마이크를 사용하면 내 목소리는 근사하게 `변형`되었다. 지금 생각하건대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포스`를 풍기던 권투 중계 아나운서들 목소리도 아마 이 사물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4. 5.23.)

기사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80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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