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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후추통 - 개별성이 살아 있는 구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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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4-07-16 14:49 조회27,9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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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는 `향료`지만, 향수나 화장품이 아니다. `먹는 향료`다. 후각을 자극하기 위해 먹는 향료는 최대한 `기체(냄새)`에 가까운 음식물 형태가 돼야 한다. 그래서 후추 열매는 미세한 `가루`로 만든다. 휘발되는 공기가 실은 매우 가볍고 미세한 분자 알갱이들로 구성된 것처럼.

먹는 향료는 그것 자체를 직접 먹지 않고, 다른 음식물에 `묻혀` 먹는다. 사람들은 `본요리`에 후추를 뿌린다고 생각하지만, 후추 관점에서는 그 자체를 먹을 수 없기에 `묻힐 음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때 중요한 레시피는 향료가 음식물에 공기처럼 고르게 퍼져야 한다는 것이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4. 7. 11.)

기사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98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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