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관] 사학문제, 공공성 강화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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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11-12 12:10 조회21,5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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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 출간에 부쳐
지난 수년간은 필자처럼 과거 분규를 치른 대학에 몸담은 교수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싸우는 시간이었다. 현 정권 들어서 임시이사체제의 대학들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2009년 영남대를 필두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조선대 세종대 상지대 대구대 동덕여대 광운대 경기대 덕성여대 등 전국의 분규대학들이 차례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정상화 심의대상에 오르고, 대학마다 해묵은 문제들이 재연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분위는 이 대학들을 ‘정상화’한다는 미명 아래 과거 분규 끝에 퇴출되었던 구재단을 하나하나 복귀시켰다. 이것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현 정권의 공언이 교육계에 현실화된 것으로, 그 결과 사학민주화의 시계바늘은 후진하고 교육현장의 혼란이 야기되었다.
과거 분규가 족벌 사학재단의 전횡이나 비리 및 부패가 극에 달하여 일어났던 현상임을 기억하면, 구재단 복귀정책의 반역사성은 명백하다. 과거 회귀 식의 정상화추진에 해당 대학 구성원들이 반발한 것은 당연하고, 필자도 재직대학의 장래와 한국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 운동에 동참하여왔지만 결국 모든 분규대학에서 구재단이 복귀하는 결과를 막지 못하고 말았다.
오랜 전횡에 시달리던 끝에 구재단을 축출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어떤 힘들고 참혹한 일들을 겪었는지 기억하면 통분할 일이지만, 이 사태가 사학문제의 근원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인식을 높였고 그 결과 ‘사학문제해결을 위한 연구회’(사해연)가 발족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사학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실천문학사)는 바로 그간의 작업을 종합한 사해연의 첫 성과물이다.
사학의 현실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육분야 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 여러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고, 이 책의 필자들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문제에 대한 분석과 그 해법에는 공통된 방향이 있다. 즉 한국 고등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학문제도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에서 사학의 기여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학은 높은 등록금에 의존하면서 족벌체제 등 운영에서의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현금에 와서는 교육선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고등학교의 50%,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학들이 지금까지도 사유물처럼 ‘세습’되고 있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은 폐습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폐습을 근원적으로 혁신할 계기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학은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그 대상은 대개 과도하게 팽창한 사학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공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사학들이 현재처럼 패쇄적이고 족벌적인 경영을 계속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을 법하다.
필자들이 거의 한목소리로 제시하는 것처럼, 앞으로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함으로써 고질적인 사학비리를 뿌리뽑고 한국 고등교육의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어나가는 것이 차기정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 사학의 역사와 현실을 바로 이해하고 거기서 비롯된 사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색이 긴요한 시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를 고찰한 최초의 단행본인 이 책이 이 복잡한 문제의 갈래를 잡아나가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윤지관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사해연 회장
(한국대학신문, 2012. 11. 11.)
지난 수년간은 필자처럼 과거 분규를 치른 대학에 몸담은 교수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싸우는 시간이었다. 현 정권 들어서 임시이사체제의 대학들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2009년 영남대를 필두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조선대 세종대 상지대 대구대 동덕여대 광운대 경기대 덕성여대 등 전국의 분규대학들이 차례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정상화 심의대상에 오르고, 대학마다 해묵은 문제들이 재연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분위는 이 대학들을 ‘정상화’한다는 미명 아래 과거 분규 끝에 퇴출되었던 구재단을 하나하나 복귀시켰다. 이것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현 정권의 공언이 교육계에 현실화된 것으로, 그 결과 사학민주화의 시계바늘은 후진하고 교육현장의 혼란이 야기되었다.
과거 분규가 족벌 사학재단의 전횡이나 비리 및 부패가 극에 달하여 일어났던 현상임을 기억하면, 구재단 복귀정책의 반역사성은 명백하다. 과거 회귀 식의 정상화추진에 해당 대학 구성원들이 반발한 것은 당연하고, 필자도 재직대학의 장래와 한국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 운동에 동참하여왔지만 결국 모든 분규대학에서 구재단이 복귀하는 결과를 막지 못하고 말았다.
오랜 전횡에 시달리던 끝에 구재단을 축출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어떤 힘들고 참혹한 일들을 겪었는지 기억하면 통분할 일이지만, 이 사태가 사학문제의 근원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인식을 높였고 그 결과 ‘사학문제해결을 위한 연구회’(사해연)가 발족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사학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실천문학사)는 바로 그간의 작업을 종합한 사해연의 첫 성과물이다.
사학의 현실을 파악하고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육분야 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 여러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고, 이 책의 필자들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문제에 대한 분석과 그 해법에는 공통된 방향이 있다. 즉 한국 고등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학문제도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에서 사학의 기여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학은 높은 등록금에 의존하면서 족벌체제 등 운영에서의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현금에 와서는 교육선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고등학교의 50%,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학들이 지금까지도 사유물처럼 ‘세습’되고 있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은 폐습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폐습을 근원적으로 혁신할 계기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학은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그 대상은 대개 과도하게 팽창한 사학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공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사학들이 현재처럼 패쇄적이고 족벌적인 경영을 계속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을 법하다.
필자들이 거의 한목소리로 제시하는 것처럼, 앞으로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함으로써 고질적인 사학비리를 뿌리뽑고 한국 고등교육의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어나가는 것이 차기정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 사학의 역사와 현실을 바로 이해하고 거기서 비롯된 사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색이 긴요한 시기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를 고찰한 최초의 단행본인 이 책이 이 복잡한 문제의 갈래를 잡아나가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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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관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사해연 회장
(한국대학신문, 201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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