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서] 인터뷰ㅡ “사회인문학, 새로운 한국학의 미래 동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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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2-09-12 15:10 조회23,38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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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학자가 한국에 관해 묻는 것은 딱 세 가지뿐입니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일본, 중국과 차별되는 점, 민주화의 성공 요인, 경제 발전 이유죠. 종래 문·사·철의 인문학, 협의의 인문학으로는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융합 연구가 가능한 HK연구단을 발족하며 한국학의 재구성이 자연스레 이뤄졌습니다.”
사회인문학을 설명하는 백영서 국학연구원장 연세대 국학연구원(원장 백영서, 역사학·사진)의 역사는 60년을 훌쩍 넘는다. 미당 정인보, 외솔 최현배 선생의 조선학운동이 국학연구원의 출발점이라면, 1970년대는 실학연구의 본산으로, 1990~2000년대는 일제강점기 연구에 매진했다. 그런 국학연구원이 2008년‘21세기 실학으로서의 사회인문학’을 주제로 인문한국 중형과제를 시작했다. 기존의 실학연구를 승계, 확장한 것은 아니다. 실학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사회인문학으로 인문학의 새 지평을 열려는 시도다.
백영서 국학연구원장은 HK연구단장을 맡으며‘사회인문학’이란 개념을 만들었다. 서양의 방식을 따라 분과학문으로 분절된 인문학의 회복을 도모하는 개념이다. 백 원장은“온전한 삶의 총체적 감각을 회복해서 인문학이 사회성을 회복하면, 사회 또한 인문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회인문학이라는 개념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백 원장은 1단계 연구에서‘한국 학문 100년 역사’를 돌아봤다. 학문사를 살펴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 결과, 제도권 안에서 식자들만을 위한 분과학문 연구들은 일제강점기 하에서 다수 민중의 삶과 지식 욕구와는 동떨어진 반쪽 인문학이 됐음을 밝혀냈다.
제도권 밖 연구를 위해 <사상계>, <창비>, <청맥> 등 당대의 주요 잡지 연구도 병행했다. HK와 관련이 적어 보이는 구술사업도 함께 진행했다. 자료 부족으로 딱딱한 학설사가 되기 십상인 학문사였지만, 구술을 영상작업으로 병행함으로써 학문사 연구는 풍성해졌다.
2단계에 접어들며 백 원장은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린 인문학이 어떤‘공공성’을 가질 수 있는지 자연스레 고민하게 됐다. 이에 따라 HK연구단은 네 개의 리서치 그룹으로 나눠서‘감성과 공공성’, ‘민주적 공공성·실학·동아시아’, ‘현대 동아시아의 문화실천·비평·공공성’, ‘대학과 학문·공공성의 기획’으로 각각 어젠다를 설정했다.
백 원장은 사회 의제를 대학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울타리 안에 있는 대학의 학술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학문 공공성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경고다. 전문성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삶에 대한 총체적인 감각을 키워주는 것이 본래 인문학이었고, 그것이 공공성에 대한 요구라는 생각으로 2단계 사업을 진행중이다.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성미산 마을 공동체와 인문학 강좌도 진행한다. 하지만 지식을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연구자의 연구내용을 바꾸는 것이 HK연구단의 목적이다. HK교수들이 달라져야 사회인문학이 전통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 원장은 새로운 사회인문학으로 길 없는 길을 만들고 있는 HK교수들이 결과물들을 내놓을 즈음이면, 연세대 국학연구원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한국학의 發信者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상민 기자
(교수신문, 201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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