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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서] 200호로 마감하는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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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3-11-22 12:59 조회16,9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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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서남포럼 운영위원)

 

학계 내에서만 공유되던 ‘동아시아론’을 일반사회로 확산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한 서남포럼 뉴스레터 사업이 이번 200호로 중단된다. 아쉬움을 누르고 이 기회에 그간의 걸어온 길을 독자와 더불어 한번 되돌아본다.

생전에 동양 사상과 문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던 고(故) 서남(瑞南) 이양구(李洋球) 회장의 뜻을 구현하려는 서남재단이 동양학의 진흥을 위해 서남동양학술총서 사업에 착수한 것은 1995년이었다. 그해 『동아시아, 문제와 시각』이 출간되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5년 총서가 30권을 넘어서게 된 것을 계기로 ‘서남포럼’을 설립하고 3대 사업에 주력했다. 그 내용과 의미를 필자는 이렇게 정리해본 적이 있다. “처음 학술사업을 추진할 때만 해도 우리 학계 안에서조차 낯설고 소통하기 어려운 주제인 동아시아가 하나의 유행적 담론으로까지 확산하게 된 현상을 목도하면서, 사업의 한 단계 도약을 꾀할 때가 왔다는 판단에서 시도한 것이다. 학계 내에서만 공유되던 ‘동아시아론’을 일반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새로운 방향으로 잡았다. 그래서 그때까지 주력해오던 학술총서 간행을 위한 연구·출판 지원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시민사회 단체간 교류 프로그램 시행과 뉴스레터 정기 발송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기로 했다.”(「서남포럼 뉴스레터 100호를 발신한다」, 20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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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발송한 제1호 서남포럼 뉴스레터

2005년 7월 발송한 <제1호 서남포럼 뉴스레터>

 

한달에 두 번(10일과 25일) 발신하는 메일 메거진(mail magazine, 약칭 메일진) 첫 호가 나온 것이 8년 전인 2005년 7월 25일이다. 처음에 중국 일본 타이완 동남아 등지의 주요 저널에 실린 핵심 주제와 쟁점을 우리 시각에서 선별해 소개하는 한편, 국내 연구자와 활동가의 칼럼을 연재하였다. 그 성과는 2005년 연말에 종이책으로 간행된 뉴스레터모음집(제1호부터 10호까지의 번역기사, 비매품)과 2006년 9월에 간행된 두 번째 뉴스레터모음집 『동아시아를 보는 창』(2005년 12월 25일부터 2006년 7월 25일까지의 자료를 지역별·주제별로 재구성, 비매품)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된 바 있다. 한 독자가 “길지 않지만 속이 깊은 다양한 칼럼”들은 “동아시아에 대한 얄팍한 내 지식의 곳간에 살림을 더하고 피상적인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게 해주었다고 전한 내용은 그에 대한 증언이다.(이옥순, 「축하와 기대, 그리고,」『서남포럼 뉴스레터』, 2009.9.9)

  

동아시아 학술지원사업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서남포럼 운영위원회

동아시아 학술지원사업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서남포럼 운영위원회

(좌로부터 연세대 백영서 교수, 광운대 강태웅 교수, 서강대 신윤환 교수, 인하대 최원식 교수 / 담당 실무자 설명)

 

이같은 독자의 호응에 좀더 적극 부응하기 위해, 서남포럼은 2009년 초부터 또 한번 자기갱신을 시도했다. 그간 힘을 기울여왔던 동아시아 각국의 최신 저널 번역 칼럼인 ‘동아시아를 보는 창’을 폐지한 대신, ‘심층분석 아시아’를 새로이 연재하였다. 새 난은 말 그대로 국내외 지역 전문가들이 중국·일본·동남아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과 논평을 독자에게 전송하는 코너이다. 서남포럼 운영위원(및 외부 필진 1인)이 번갈아 집필해 뉴스레터 발간의 취지를 선명하게 발신하는 ‘서남통신’란은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한반도를 축으로 비교와 연관의 관점에서 동아시아를 다루는 난이기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체제로의 변신은 서남포럼의 지향을 좀더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200호를 발신하는 자리를 빌어 그 성과를 스스로 평가해본다. 먼저 관심 대상의 확대와 심화를 들 수 있다. 국내의 동아시아 담론이 동북아에 치우치는 경향에 비춰볼 때, 동북아와 동남아가 연동하는 (넓은 의미의) 동아시아를 깊이 주목해온 것은 주목할 만한 특색이다. 동남아와 동북아의 비교와 연관의 시각에서 개별 국가와 사회를 다루는 데 큰 비중이 두어졌으며, 점차 조금씩 남아시아와의 접속도 시도되었다.

또한, 집필진의 확산과 연계도 눈에 뜨인다. 국내 동아시아 연구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한층 더 공고히 하면서 해외 연구자들의 참여도 적극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생활세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의존하는 동아시아의 실상을 짚어주는 외교관, 언론인, 문화활동가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실었다.

 

     서남포럼 뉴스레터 사업의 성과물들

서남포럼 뉴스레터 사업의 성과물들

 

끝으로 일반사회로의 확산에서도 얼마간의 성과를 올렸다. 2007년 1월부터 『경향신문』에 ‘동아시아의 오늘과 내일’이란 컬럼란에 연재되었고, 그 컬럼 모음집인 『동아시아의 오늘과 내일』(논형, 2009)이 출간되었다. “이 책이야말로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한 동아시아인들의 집합적 생산물”로서 “동아시아를 탐색하는 최신 안내도”로서 역할을 했다. 그에 힘입어 두 번째 컬럼 모음집 『키워드로 읽는 동아시아』(이매진, 2011)를 출간할 수 있었다. 이 역시 동아시아 ‘공부의 길잡이’ 노릇을 했다. 올 5월부터는 인터넷 일간지 『프레시안』과 협약하고 ‘서남동아시아 통신’이란 난에 전문을 동시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더 많은 독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도약대를 확보한 셈이다.

이처럼 성장해온 뉴스레터가 200호를 맞았다. 국내에서 유일한 동아시아 전문 메일진을 그동안 간행해온 뜻은, 100호를 맞이하여 밝힌 바대로 “동아시아 담론의 대중화에 힘쓰고 건전한 비평문화의 확립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평화와 공생의 동아시아를 생활 속에서 실현하는 주체를 형성하는 데 다소나마 보탬이 되고자 함이다.”

그러나 부득이한 한 사정으로 이제 뉴스레터 발간을 마감한다. 이 소식을 갑자기 알리는 마음 몹시 무겁다. 그간 성원해준 독자와 필자 여러분에게 서남포럼 운영위원들과 서남재단을 대표해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200호에 이르기까지 뉴스레터를 발신해온 우리의 노력은,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다. 평화와 공생의 동아시아로 향한 길을 가는 모두에게.

 
(서남포럼, 20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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