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영] 토마토와 스마트팜 > 회원칼럼·언론보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회원로그인

회원칼럼·언론보도

[이일영] 토마토와 스마트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0-10-22 16:11 조회128회 댓글0건

본문

토마토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의하면, 9월25일 기준으로 한 달 사이에 110% 가격상승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체감하기로는 평소 가격보다 3배 정도 오른 것 같다. 급기야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에 토마토를 빼고 판매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토마토가 귀해진 것은 변덕스러운 기후 때문이다. 올여름 긴 장마와 태풍이 몰려왔고, 침수·산사태·강풍 피해가 심각했다. 기상청에 의하면, 한반도 주변의 태풍 활동이 1990년대 중반 이후 빈도와 강도가 모두 증가했다. 미국 서부 산불 사태는 마치 화성 사진을 방불케 하는 풍경을 연출했다. 무려 한 달 가까이 대기오염 경보상태를 만들어냈다. 한반도 주변의 폭우나 미국 서부의 산불 모두 북극 기온이 높아진 탓이라고 한다. 재난은 앞으로 계속 일어날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준엄하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에 대비한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또는 2도 아래로 유지하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018년 송도에서 열린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48차 총회에서는 섭씨 1.5도 목표를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제로 상태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도 온난화가 현실화되면 지구 전체에 존재하는 10만5000종의 생물 중 상당수가 멸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토마토는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맞을까? 현재의 자본주의체제, 국가체제에서는 섭씨 1.5도 목표는 물론 섭씨 2도 목표도 충족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체제 전체를 개선·변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만 1900~2100년 사이에 지구 온도는 섭씨 2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상당 기간 기후변화로 인한 혼란과 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토마토가 멸종되지는 않겠지만, 이전처럼 쉽게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후위기의 원천을 공격해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당분간은 극심한 기후변동과 재난 상황을 견뎌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토마토를 구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떠오르는 해답은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농가와 기업 양쪽에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팜 논의는 농업에 기술진보의 성과를 적용하자는 데서 시작되었다. 1980년대 들어 전자산업 발전은 정밀농업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졌다. 정밀농업은 최적 지역, 최적 시기, 최적 처방에 바탕을 둔 농업생산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려는 것이었다.

 

스마트팜은 처음에는 실험실에서 시작되었다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농업현장에 보급되었다. 농촌진흥청은 2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여 토마토 재배농가에 적용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이 인터넷을 통한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2세대 스마트팜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고도화된 기술을 사용할 농업경영 주체 형성이 문제다. 어떤 농업인이 토마토 스마트팜을 경영할 것인가? 막대한 투자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소비자에 대한 판로는 어떻게 찾을 것인가? 스마트팜은 기존 관행농법을 구사하는 농가들과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나?

 

정부지원 시설투자 일변도로 가면 재정만 낭비할 수 있다. 스마트팜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소규모 농가만으로는 어렵고 결국 투자자 기업이나 협동적 기업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 협동적 스마트팜이 기후위기에 더 잘 대응할 것이다. 협동적 스마트팜은 농촌과 도시 모두에서 운영될 수 있다. 지속적 경영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토지·시설을 공유자산으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수요처 확보도 중요하다.

 

능력을 갖춘 지역공동체가 협동적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다.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경향신문 2020년 10월8일
원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0080300045&code=990100#csidxa07d60289faf1c9a5695db5f9800dc0 onebyone.gif?action_id=a07d60289faf1c9a5695db5f9800dc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Segyo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TEL. 02-3143-2902 FAX. 02-3143-2903 E-Mail. segyo@segyo.org
0400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12길 7 (서교동 475-34) 창비서교빌딩 2층 (사)세교연구소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