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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정]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틈새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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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8-07-19 13:40 조회58,4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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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인 대화는 미국과 러시아를 위해서 좋을 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도 좋다.” 맞는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누가 뭐래도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강대국이다. 세상을 위기와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고, 보다 살 만한 곳으로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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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그 대화에서 생산적 합의를 도출했다면 환영할 일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말을 했다고 해서 그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의 대화 상대자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만나서 평화를 키울 틈새가 열린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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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는 현재 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만 해도 ‘현역’ 핵탄두 4천기와 폐기를 기다리는 ‘퇴역’ 핵탄두 2550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언제라도 사용될 수 있는 핵탄두만 1350기가 넘는다. 러시아는 핵탄두를 총 6850기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핵보유고를 다소 상회하고 있지만, 전략핵탄두 수에서는 미국에 뒤지고 있다. 북이 최대 20여기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것에 비해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력은 말 그대로 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공포스러운 수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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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미-러 정상회담 결과는 환영할 일이다. 두 나라 정상이 양국 간 핵전력 균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전략균형이 붕괴될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었다. 양국 간 무제한 군비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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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전략공격무기 감축 및 제한에 관한 조약’(New START)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 입장인 것이 이유의 하나였다. 거기에 미국은 전지구적으로 미사일방어체계를 확대 배치하고 성능을 개량하고 있었다. 두 나라 사이에 유지되고 있는 전략무기 제한 체제가 무너지고 미-러 전략균형이 깨질 위험이 날로 높아지고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위험한 추세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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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조약에 대해 논의하고, 핵 비확산과 시리아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대화를 나누었다. 이 모든 부분에서 대화를 이어가고 협력하기로 약속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진전이다. 물론 모든 부분에서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니다. 이란의 핵프로그램 중단에는 양국의 이해가 일치하지만 그 방법에는 여전히 차이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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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평화와 우크라이나의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근본적인 국가이익의 차이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대화도 없이 모든 부분에서 대결하는 것보다는 바람직한 면이 있다. 특히 ‘북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데 양자가 합의한 것은 고무적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견수렴이 미-러의 전반적 대화의 일환이라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다. 한반도에 평화를 일굴 틈새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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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겨레, 2018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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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53859.html#csidx463535517c158c48a61cc94a0a0fc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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