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 중국은 북러협력을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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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4-12-04 11:36 조회4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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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협력이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다. 북러협력이 글로벌 세력균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참전하는 수준까지 진전된 탓이다. 미국 바이든행정부는 북한 참전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군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고, 러시아는 이에 다탄두 중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해 확전의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이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서방에서 이를 중러관계와 북러관계에 균열을 내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11.16.)과 한중 정상회담(11.15.)에서 북러 군사협력 강화와 북한의 파병이 의제로 제기되었다. 실제로 북러협력에 중국을 불편하게 만드는 부분이 없지 않다.
대외정책이나 군사전략에서 북한의 자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권 존중을 국제관계의 대원칙으로 삼는 중국이 이를 문제로 삼을 수는 없지만, 북한이 이 자율성을 공세적 군사전략 추구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북미대립 격화와 한반도 군사긴장의 고조는 미중전략경쟁 강화, 국내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에 따르는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트럼프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차이나 패싱이 출현할 수도 있다. 2018~2019년 북미대화가 진행될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중국을 방문해 북중협력을 과시했던 상황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북러협력 강화에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려는 북러의 의도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북러협력의 강화가 북중관계나 중러관계에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첫째, 중국은 세 국가를 각개격파하려는 서방세계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미중전략경쟁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북한은 중국에게 전략적 자산이다.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중국은 순망치한의 관점에서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를 평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쟁 이후에도 협력을 확대했다. 올해만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브릭스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세 차례의 정상회담(5월16일, 7월3일,10월22일)을 진행했고, 양국 총리 회담도 두 차례(8월21,10월16일) 진행되었다.
둘째, 중국의 입장에서 북러협력은 자신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중국의 간섭은 북중, 중러 관계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국 외교독트린에 대한 신뢰도 약화시킨다. 물론 북러협력이 유엔 제재 등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발언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 미국도 이와 관련한 중국의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한반도정세 악화나 우크라이나전쟁에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제3자의 위치에 있는 중국의 책임을 언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셋째,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에서 서구 국가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갖지 못한 지렛대를 갖고 있다. 서방세계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필수 공산품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북중교역이 절대적 규모는 적지만 2023년 북한 대외교역의 98.3%를 차지했다. 북러가 중국의 이익을 무시하며 협력을 진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이 북러협력을 지나치게 우려할 이유는 없고, 이를 문제로 삼아 북러와의 양자관계를 악화시킬 이유도 없다. 이를 기대하며 중국에 접근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그보다 주목할 것은 지금의 미러, 북미 대립구도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에게는 북러협력 강화보다 트럼프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관계와 북미관계의 변화 가능성이 더 큰 관심사이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더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남북대립이 심화되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악화된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다. 실현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보다 변화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외전략이 필요하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 창작과 비평 주간
광주일보 2024년 11월 26일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32546800776654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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