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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공(功)은 부하에게 과(過)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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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5-03-05 14:35 조회6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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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끝난 후 전투에서 공을 세운 이들에게 선무공신(宣武功臣)이라는 칭호를 줬다. 모두 18명을 3등급으로 구분하면서 충무공 이순신은 1등 공신으로 결정되었다. 선무공신이 된 18명 중에 이순신의 지휘를 받은 사람이 6명이나 된다. 이순신은 전투가 끝난 후 장계에 부하의 이름을 열거하고 전공을 일일이 기술해 그들이 공로를 보상받도록 했다. 이런 장수 아래에서 부하는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전투에서 승리를 자신의 공으로 내세울 법도 한데 이순신은 모든 공을 부하에게 돌렸다. 단지 장계의 마지막에 "신도 싸웠습니다(臣亦戰)"라고 썼을 뿐이다.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는 오(吳)나라의 군사(軍師)가 되어 강력한 군대를 양성해 초나라와 싸움에서 승리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오왕 합려가 손자를 일등공신 삼고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러나 손무는 자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권력이 형성돼 분란이 생길 것을 걱정해 거절했다. 손무의 마지막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분분하다. 합려의 뒤를 이은 부차가 월나라마저 이기고 자만에 빠져 향락을 일삼자 실망한 손무는 "무릇 공을 세우고 물러서지 않으면 후한이 생기며, 난세를 평정한 무사는 정치를 왕이 편히 할 수 있도록 떠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오나라를 떠나 무고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속죄하며 숨어 살았다고 전해진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 전부터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해 가고 있다. 늦은 밤 누군가 보낸 계엄이라는 문자를 보며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 나르는 것이냐며 짜증을 냈던 나의 순진함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더는 불가능하다 여겨졌던 친위 쿠데타와 같은 불법적 명령에 취약한 군의 모습도 첨단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겐 여전히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하다. 그보다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모든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불법 행위임에도 궁색한 변명과 뻔뻔한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은 빠져나가 보려는 비열한 모습이 생방송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건 윗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것이다.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전가하면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그래서 군에서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란 금언도 있다. 일부 군인이 불법에 가담 동조하기도 했지만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군통수권을 악용해 불법 행위에 군을 불법적 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부당한 명령을 따르다 내란 가담자가 되어 버린 군인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책임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군은 본래 명령에 죽고 사는 특수한 집단이다. 그러하기에 더욱 공과가 분명해야 한다. 이번 정부가 힘에 의한 평화를 외쳤건만 평화를 지킬 만큼 강한 군대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벌어지는 문제들의 핵심은 국민의 손으로 뽑은 지도자 문제이다. 충무공이나 손자와 같은 인물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선거민주주의를 통해 뽑은 지도자가 국민을 바라보며 지도자 노릇을 제대로 하고, 그로 말미암아 생기는 모든 책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지도자를 바라는 것이 이토록 힘든 것이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런데도 헌법재판소에서 그는 "신은 도망가렵니다"라며 변명과 거짓부렁만을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경남도민일보 2025년 2월 9일 

https://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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