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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우린 아직 새로운 출발점에 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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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5-05-07 11:53 조회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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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덩어리 내란 세력에 면죄부 줘선 안돼


국가에 더 치명적인 손실 줄 게 분명하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는 명확하고 단호했다. 당연하다고 여기며 기다리기엔 춥고 어두운 터널을 너무 오랜 시간 지나왔다. 내란을 일으킨 자와 이에 동조하는 정치인 그리고 극우세력의 궤변에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킨 시민들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다. 민주주의 위기엔 언제나 시민들이 있었고 이번에도 헌법을 지켜낸 시민의 승리임이 분명하다. 이를 두고 끝이 아니라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한다. 과연 우린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일까?


국외 언론들도 파면 소식을 실시간 보도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극찬했다. 하지만, 승리를 만끽할 만큼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앞으로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은 전혀 가볍지 않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에 부둥켜안고 환호했던 사람 중에 8년 뒤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탄핵 직전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 거의 80%였다면 이번 선고 직전 탄핵 찬성은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극우세력이 인용 이후 순식간에 사라진 것을 자포자기하고 승복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지난 4개월, 아니 8년을 넘어 국민의 손으로 다시금 대통령을 뽑게 된 이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크게 분열했고 갈등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8년 만에 두 번이나 끌어내린 것에 반성과 책임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포용과 통합이 새로운 시작이라고들 한다.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말이고, 늘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그리하려고 노력했다. 정작 품어야 할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치적 고려와 표만 생각해 용서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우를 범한 지도 모른다. 8년 전에 이미 끊었어야 할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 불공정과 비상식의 부끄러움을 감내해야 했다. 집권 내내 퇴행을 거듭한 윤석열 파면이 상식의 승리라면 상식적이지 않은 포용과 통합은 승리를 반납하는 것이다.


상식임에도 윤석열은 여전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내란에 가담한 세력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행동을 거짓으로 짜맞춰 목숨을 부지하려고 할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내란에 동조하거나 묵인한 자들은 총리·장관 출신이라는 경력으로 어디 가서 한자리 얻어 어른 행세를 하거나 학교로 돌아가 부끄럼도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경험을 무용담처럼 늘어놓을지도 모른다. 헌재 발표 직전까지 내란을 옹호하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태세 전환하는 기민함을 보인 여당 국회의원들을 보라. "1년 뒤면 국민은 달라진다"는 한 의원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또 금배지를 달게 될지도 모른다.


국회의장이 대립과 갈등, 분열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극단적 대결의 언어를 추방하자고 했지만 내란 세력 청산마저 미루어서는 안 된다. 내란을 넘어 외환죄까지 의심받는 몸속 암 덩어리를 제거하지 않고 과연 우리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석열 파면이라는 강력한 약에 잠시 숨었을 뿐 더는 치유되거나 관리될 수 있는 암 덩어리가 아니다. 두 번째 파면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는 이유이다. 그땐 국가적으로 더 치명적 손실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내란 세력을 청산해야 우린 비로소 새로운 출발점에 설 수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경남도민일보 2025년 4월 6일 

https://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3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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